본문 바로가기
일상

바빌론이란?

by 페르보르 2021. 3. 22.
728x90
반응형

바벨은 어디서 유래된 말일까?

구약성경의 지명으로 고대 바빌로니아의 도시이다. '신의 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보통 명사로써 떠들썩한 말소리(장소, 광경), 말(言)의 혼란, 실행 불가능한(공상적인) 계획 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바빌론이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남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인류 문명 초창기에 관개 농업을 시행한 도시들 중의 하나이고, 현대의 시계에도 사용되는 60분 체계를 확립했으며, 잉여 자원을 통해 교역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도시이다.

주로 성경에서 자기 나라를 멸망시킨 바빌로니아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유대인들에 의해 탐욕과 죄악으로 가득 찬 악의 도시, 복마전 등과 같은 이미지로 서구 세계에 많이 알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구약성경의 시편 137편으로, 화자가 바빌론에 약탈을 당해 노예로 끌려가서 예루살렘과 시온을 그리며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중 8절과 9절은 각각 "파괴자 바빌론아, 네가 우리에게 입힌 해악을 그대로 갚아주는 사람에게 행운이 있을지라. 네 어린 것들을 잡아다가 바위에 메어치는 사람에게 행운이 있을지라."라는 상당히 노골적인 저주 문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도 기독교의 영향으로 오만한 인간들이 하늘에 닿기 위해서 높은 탑을 쌓다가 천벌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있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바빌론이다. 또 서아시아 문명의 중심지로서 장기간 큰 영화를 누린 것 때문에 화려한 대도시, 위대한 제국의 수도 같은 이미지로 많이 등장한다.

 

기원전 2000년대 수메르족과 아카드족의 여러 도시들이 한창 이전투구를 벌이던 시절, 셈족의 일파인 아모리족은 바빌론을 세우고 이윽고 메소포타미아의 정치, 상업의 중심지로 성장시켰다. 이후 도시 국가 바빌론이 확장된 영토 국가 바빌로니아가 되어 활발한 정복 활동을 하여, 마침내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석권하는 대국이 되었다. 이후 함무라비 대왕 등의 명군들에 의해 번영이 계속되면서 바빌론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의 수도'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바빌로니아가 망한 뒤 아시리아 등 여러 제국들의 패권이 이어진 뒤에도 바빌론은 여전히 주요 대도시로서 건재했다. 아시리아가 망한 후 칼데아인들에 의해 신바빌로니아가 세워지자 바빌론은 다시금 '세계의 수도'로 재등장한다. 그 전성기는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치세로 당시 인구만 약 15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였다. 하지만 재건한 지 몇 세기 만에 다시 키루스 2세의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에 멸망당했다.

이후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시대에는 수사, 페르세폴리스, 엑바타나와 함께 4대 대도시 중 하나로 번영하였다. 아케메네스 왕조를 정복한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3세는 바빌론을 수도로 삼았고 바빌론에서 죽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 3세 사후 디아도코이 전쟁의 결과 바빌론을 차지한 셀레우코스 왕조는 바빌론 옆에 셀레우키아라는 새로운 대도시를 조영하여 바빌론의 영향력은 축소되었다. 또한 전쟁 중 프톨레마이오스 3세가 바빌론까지 밀어붙이는 기염을 토했다. 파르티아가 메소포타미아를 점령한 후에는 셀레우키아 옆에 새로운 도시 크테시폰을 만들었고 이 크테시폰이 사산 왕조 시대에도 수도가 되면서 바빌론은 완전히 쇠락하였으며 바빌로니아인들은 파르티아/페르시아인에게 동화되었다. 이후에는 로마 제국의 트라야누스 황제가 파르티아에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때 수도인 크테시폰을 털어버린 후 이곳에 성지순례 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바빌론은 사라졌어도 풍요로운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계속 오리엔트 세계의 중심지의 지위를 누렸다. 바빌론의 위상을 대체한 크테시폰이 이슬람교 발흥 이후 사산 왕조에 쳐들어온 아랍인들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그 옆에 또다시 새로운 도시 바그다드가 세워져 수백 년 동안 번영하였다. 하지만 수천 년에 걸친 집약적 관개 농업으로 토양의 염화, 사막화가 상당히 진행되었으며, 훌라구의 몽골군이 바그다드를 파괴한 뒤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현재의 이라크 꼴이 되어버렸다.

 

당시 바빌론의 거대함과 아름다움은 여러 문헌에서 많이 거론되며, 특히 가장 거대한 지구라트였던 바벨탑과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라고 하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유명했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성경 속에서나 나오는 전설 중 하나로 치부되었으나 독일의 고고학자 로베르트 콜데바이가 찾아내면서 실존했던 도시임이 드러났다. 전설적인 고대 이슈타르의 문도 이 도시에서 발굴되었다.

도시의 규모는 당대 최고 크기였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도시 건축에 사용된 기술들은 현대에 와서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기원전의 도시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대도시이자 당대 최신 기술의 산물인 곳이었다.

728x90
반응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광 에너지란?  (1) 2021.05.31
비트코인 열풍  (2) 2021.05.30
우리나라에서 eBay(이베이)라는 기업은?  (0) 2021.03.17
이베이코리아 어떤 회사인가?  (0) 2021.03.16
마켓컬리는 어떤 회사일까?  (0) 2021.03.13

댓글